"폭싹 속았수다", 제15화 "만날, 봄"
전 에피소드에서 배를 팔기 위해 배를 정리하던 관식이 눈물을 흘리며 '만날 봄인가'라는 애순이 쓴 시의 마지막 부분을 보며 투덜거렸던 장면이 있었는데 긍정적인 '만날, 봄'이라는 제목으로 이어집니다. 관식과 애순이 처음 금명을 만났을 때 아기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라하던 장면으로 에피소드가 시작됩니다.
"폭싹 속았수다", 제15화 "만날, 봄" 줄거리
제주에 내려온 금명이 이것저것 살림을 바리바리 싸들고 가는 것이 이상해서 애순은 물어봅니다. 그때 금명은 사업을 하기 위해 사표를 냈다고 말하고 동상에 걸려 손가락을 싸매고 있던 은명이까지 보는 순간 애순은 참았던 화가 폭발합니다. 금명이 자기도 맨땅에 구르기가 지친다며 짜증을 냅니다.
애순이 속상해하자 관식은 애순을 위해 태어나 처음으로 대형 사고를 칩니다. 바로 양배추 밭을 팔아서 가게를 덜컥 계약한 것입니다. 문제는 허허벌판에 호텔, 골프장이며 다른 상가들이 들어올 리 만무했고 관식이 부동산 업자에게 속은 것입니다. 관식의 엄마도 해녀 이모들도 착한 관식이 속은 것 같다며 속상해 하지만 애순만은 지금 아니면 언제 그래보냐며 잘했다고 관식의 편을 들어줍니다.
계약한 가게에 앉아 그릇을 정리하며 애순은 동명을 잃었을 때 말없이 챙겨주던 시어머니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시어머니도 애순에게 자식 잃은 소는 쟁기도 씌우지 않는다며 살아줘서 고맙다며 금개구리를 딸이 아닌 애순에게 준다고 합니다.
영란은 시어머니가 물려준 귤 밭을 팔아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차릴 생각이고 상길에게는 이혼 서류를 전합니다. 가정 법원에서 상길을 만난 영란은 '안 사랑해 버리니깐 살아진 거'거라며 이혼을 요구합니다. 상길이 노력을 해보려 하지만 영란의 마음이 이미 정리된 상태입니다.
관식은 은명에게 금싸라기 땅을 내주고 똥밭을 받아왔다며 혼납니다. 애순은 단 하루도 본인을 위해서는 산 적 없는 아빠에게 감히 그런 대우를 한다며 은명을 나무랍니다. 그 때그때 금명이 돈을 구했다며 들어옵니다. 금명은 장녀, 기둥, 자신만 바라보는 것 같은 부모님이 부담스럽다고 표현합니다. 집에 돈을 보내는 것도 고마움이 아니라 없는 형편에 유학까지 보내준 거에 대한 죄책감이었다고 표현하게 되고 결국 애순의 마음에 상처를 줍니다. 그때 듣다 못한 관식이 방에서 나와 "양금명"이라고 처음으로 금명에게 큰소리를 냅니다. 금명은 그 길로 서울로 올라갑니다.
애순은 장녀인 금명의 마음을 알것 같기에 찔린다고 말하고 관식은 아무도 애순만큼 잘 해낼 수 없다고 말합니다. 금명이 집을 떠난 후에야 애순은 냉장고에 붙어 있는 금명이 남긴 쪽지와 아기 초음파 사진을 발견합니다. 자신도 호르몬 때문이라며 미안하다는 메시지를 남긴 금명의 쪽지에 애순은 딸에게 미안하기만 합니다. 애순은 임신한 자신이 할머니에게 가서 돈을 빌렸던 것을 생각하며 딸도 똑같이 어려운 마음이었을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립니다.
금명이는 12시간째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무통주사도 더 이상 쓸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충섭에게 만일을 대비해서 아이와 산모 중 하나를 택하는 동의서에 사인을 하라고 합니다. 충섭은 생각도 하지 않고 아내라고 말합니다. 금명은 힘들게 봄이를 낳고 무통 주사도 엄마도 없이 자신을 낳았을 엄마 생각에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애순과 관식은 성실함을 무기로 어떻게든 가게를 운영해보려고 합니다. 오징어를 주메뉴로 해서 배달까지 시작합니다. 2002 월드컵 경기, 제주 내국인 면세점 개장, 드라마 촬영 등 하늘은 그들을 도와 사람들을 몰아다 줍니다. 거기에 관식이 오래전 자살을 시도했던 배우 정미인을 구했었고 모두들 들춰내려고만 하던 상황에 조용히 자신의 겉옷으로 미인의 얼굴을 숨겨준 덕에 미인은 배우로서의 활동을 재기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미인은 관식을 은인으로 생각하고 한번쯤은 돕고 싶어 하던 차에 가게 홍보 영상까지 찍어줍니다.
현숙의 동생 결혼식이 있던 날, 상길도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고 현숙의 엄마 영란은 상길이 분청사기 사건의 주범인 철용을 찾는데 상길이 돈을 써가며 애썼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금은동이네 가게 앞에 이른 새벽 가게문을 열기 위해 관식과 애순, 은명과 현숙, 관식 엄마와 해녀 이모들, 상길까지 도착하며 에피소드가 마무리됩니다.
"폭싹 속았수다", 제15화 "만날, 봄" 속 내레이션 & 명대사
금명이 사업한다며 단칸방으로 이사를 하고 은명이 동상에 걸리자 애순의 참았던 화가 폭발하며 시작되던 금명의 내레이션, "아들은 동상에 걸렸고 딸은 단칸방으로 이사했다. 결정적으로 그 속 좋던 엄마의 '끝이 없다'는 엄마의 한마디가 아빠를 사고 치게 했다. 그리하여 아빠가 일생 처음 친 사고는 바주카포였다."
금명이 애순에게 자기가 부담을 갖고 살고 있음을 말할 때 관식이 큰소리로 금명에게 소리칩니다. 그때 금명의 나레이션, "아빠가 처음을 내게 화를 냈다. '양금명' 딱 그 한마디였는데. 왜 그렇게 서러웠는지. 내 편이 내게 쓰레기라고 하는 것만 같았다."
애순이 금명이 남긴 아기 초음파 사진과 호르몬 때문이라는 쪽지를 보고 울 때 금명의 나레이션, "호르몬 대 호르몬이 붙었고 엄마는 또 졌다. 3.1킬로짜리 아빠의 우주가 또 다른 우주를 품었다."
금명이 심한 진통 속에서 엄마를 찾을 때 충섭이 전화를 해서 애순에게 와 달라 부탁을 합니다. 그 때 금명의 나레이션, "어린 가지가 또 어린 가지를 낼 때 나무가 얼마나 숨죽여 떨었는지 모른다."
금명이 난산 후에 울면서 하던 대사와 내레이션, "이게 말이 안 되는 거지. 어떻게 열여덟에 애를 낳았어." "그냥 엄마가 친정 엄마가 되고 외할머니가 됐다. 그건 언덕이 동산이 되고 태산이 되는 일 같았다." "자기는 막 친정 엄마도 없고 무통 주사도 없는데 어떻게 나를 열여덟에." "그들의 아가가 아가를 낳았다. 그들이 오면 어디든 요새가 되고 나는 어김없이 아기가 됐다."
관식과 애순이 허허벌판에 있는 가게에서 오징어로 장사를 해볼 생각을 할 때 나오던 내레이션, "그들은 가장 자신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돌밭을 일구고 바다 고기 다 잡으면 그만이라던 애순이, 관식이 정신으로"
현숙에게서 상길이 쫄보라서 가족들이 떠날까 봐 전전긍긍했었다는 말을 듣고 심란해하던 영란의 모습과 함께 시작되던 금명의 내레이션, "세월은 눈앞을 수채화로 만들었다. 미움도 흐릿하게 사람도 축축하게."
금은동이네 가게가 보이며 이어지는 나레이션, "모두가 버린 어느 숲 속 건물에 여덟 난쟁이가 모여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끝끝내 숲속 종소리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폭싹 속았수다", 제15화 "만날, 봄" 삽입곡
# 최백호의 '희망의 나라로'(허허벌판에 새로 산 가게로 가는 차 안에서)
# 이효리의 '10 Minutes'(관식과 은명이 오토바이 배달을 갈 때)
# 박용하의 '처음 그날처럼'(은명이 이병헌이 올인을 제주에서 찍을 것이라며 말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노래)
# 김수희의 '애모'(정미인이 관식을 찾아와 빚을 갚고 싶다고 말하는 장면과 함께)
# 추다혜의 '청춘가'(에피소드가 마무리되면서)
긴긴 하루가 열리네 / 회색 건물 숲 아래로
길고 비좁은 골목길 / 아 다들 어딜 가시나
거리 여기저기 들썩이는 유행가 / 모두 알록달록 부푼 꿈을 입었네
오 찬란한 내일 노래여 울려 퍼져라 멀리 / 밀려올 모든 날들에 지지 않게 힘차게 울려라
오 영원한 붉은 태양아 다시 올라라 높이 / 푸른 희망 식지 않게
긴긴 하루가 저무네 / 가득 술잔이 넘치네
종종걸음에 아가씨 / 저 멀리 막찬 떠나네
팔랑 나비처럼 비틀대는 그림자 / 꽃이 말라버린 화분 위로 앉았네
오 그대여 지난날들에 후회하지는 마오 / 수없이 쌓아 올려온 모래성이 무너질지라도
오 눈부신 멋진 계절에 맺은 사랑의 약속 / 사뿐 마중 나가 보세
오 찬란한 내일 노래여 울려 퍼져라 멀리 / 밀려올 모든 날들에 지지 않게 힘차게 울려라
오 영원한 붉은 태양아 다시 올라라 높이 / 푸른 희망 식지 않게
꽁꽁 언 겨울 같은 인생에 맞는 봄은 '제비의 박씨가 아닌 흥부가 따낸 포상이었다' 이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 합니다. 한탕주의에 물들어 있는 요즘 세상에 성실이 주 무기가 되어 살아온 관식의 삶이 가져다 주는 일종의 선물을 우리는 이번 에피소드에서 실컷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