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은 여전히 남성 중심의 직무라는 인식이 많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여성들도 기술 기반 직종으로 진입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전기, 드론, 용접, 제과, IT, 스마트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성들이 기술을 배우고, 자격증을 따고, 취업하거나 창업에 도전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30~50대 여성들이 기술직에 진입해 어떻게 경력을 만들고, 어떻게 실제 삶을 바꿔갔는지를 보여주는 실제 사례 3가지를 소개한다. 막연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지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통해 기술직의 가능성을 다시 바라보자.
1. 전기기능사 취득 후, 시설관리로 취업한 30대 여성
이은정(가명) 씨는 30대 후반 여성으로, 고등학교 졸업 후 사무보조 업무만 해오던 비정규직 근로자였다. 결혼 후 단절된 경력이 있었고, 정규직 전환이 어려워 자격증을 통한 기술직 도전을 결심했다.
고용센터를 통해 내일 배움 카드를 발급받고, 전기기능사 국비교육에 참여했다. 처음엔 전선, 공구, 배선작업이 낯설었지만, 여성 전담 강사의 도움과 반복 실습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후 지역 공공기관의 건물 시설관리직에 응시해 채용됐고, 현재는 냉난방 및 전기 유지보수를 담당하며 월 280만 원의 급여를 받고 있다. “정말 내가 이런 일을 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실제로는 생각보다 체력 부담도 적고, 꾸준히 배울 수 있어 만족합니다.”
2. 드론 교육 수료 후, 유튜브 영상 제작으로 부업 중인 40대 여성
박주희(가명) 씨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프리랜서 작가다. 본업 외에 소득을 늘리고 싶어 찾은 것이 드론 촬영. 직접 자격증을 따고, 드론 조종 연습을 병행하면서 영상 편집까지 독학했다.
현재는 인근 중학교 행사 촬영, 유튜브 채널 브이로그 편집, 반려동물 영상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소규모 촬영을 진행 중이다. 한 달에 3~5건 정도의 의뢰가 들어오며, 부업 수익은 30만~50만 원 수준이다.
“드론은 생각보다 여성도 쉽게 배울 수 있어요. 장비만 잘 다루면 오히려 섬세한 촬영이 가능하다는 평가도 받았어요. 자격증 하나로 이렇게 다른 일을 할 수 있게 될 줄 몰랐어요.”
3. 스마트팜 기술 습득 후, 귀농 창업한 50대 여성
정인화(가명) 씨는 50대 중반 여성으로, 남편과 함께 귀농을 준비하던 중 ‘스마트팜 기술자 양성과정’을 알게 됐다. 해당 교육은 국비지원으로 제공되며, IoT 기반 자동화 농장 관리법, 센서 설치, 스마트 온실 제어 등을 포함한 실제적인 기술 훈련이었다.
처음엔 IT 기기에 익숙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지만, 매뉴얼 숙지와 현장 실습으로 점차 감을 익혔다. 수료 후에는 충청권에 위치한 귀농 농지에서 직접 재배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으며, 지역 농업기술센터의 컨설팅도 함께 진행 중이다.
“기술이라는 게 멀리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결국 내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배우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정 씨는 향후 스마트팜 체험 교육장 운영까지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결론: 기술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
세 사례 모두 여성이라는 이유로 기술직 진입을 망설였지만, 지금은 오히려 본인의 커리어를 확장하는 데 기술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요한 건 시작이었고, 그 시작을 도운 건 교육과 자격증, 그리고 무엇보다 실행력이었다.
기술직은 더 이상 특정 성별이나 연령대에 제한되지 않는다. 특히 국비지원 프로그램이나 지역 기술훈련센터는 여성 참여자에게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맞춤 과정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다. 관심만 있다면 누구든 도전 가능한 시대다.
만약 당신이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고민 중이라면, 오늘 이 글의 사례를 떠올려보자. 자격증 한 장이, 훈련 한 번이, 생각보다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지금 시작해도 늦지 않았다. 기술은 결국 누구에게나 열린 문이다.
그리고 중요한 건,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도 누군가는 이미 한 발 내디뎠고, 그 첫걸음이 결국 삶을 바꿨다. 기술은 누구의 전유물이 아니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가 열릴 뿐이다. 이제 그 기회를 잡는 건 당신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