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직은 평생 똑같은 일만 하는 직업 아닌가요?" 이 질문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술직을 바라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기술직도 분명한 커리어패스가 존재하며, 실제로 경력을 쌓고 나면 관리자, 설계자, 심지어 기술 컨설턴트로까지 확장될 수 있다. 지금부터 기술직 커리어패스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단계별로 알아보자.
1. 초급 단계: 기능사 자격증과 현장 실무 적응
기술직의 출발점은 대부분 국가기술자격 중 '기능사'다. 전기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가스기능사, 냉동기계기능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입문이 가능하다. 이 단계는 기본적인 기술을 습득하고, 실제 현장에서 기초 작업을 익히는 시기다.
보통 이 시기의 기술자는 보조 역할을 주로 맡으며, 일당 또는 월급제 계약직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시기부터 바로 '경력 인정'이 시작된다. 6개월~1년 정도만 지나면 현장 경험이 쌓이고, 단순 작업뿐만 아니라 기계 조작, 간단한 유지보수까지 맡게 된다.
이 시기의 핵심은 기술 습득 속도와 태도다. 상사의 지시를 잘 따르고, 기본 도구를 정확히 다룰 줄 안다면 더 빠르게 다음 단계로 올라갈 수 있다.
2. 중급 단계: 산업기사, 팀 리더, 현장 관리자로 성장
2~3년 이상의 현장 경험을 쌓으면 기술직 커리어의 중심으로 진입하게 된다. 이 시기에는 산업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팀 내에서 리더 역할을 맡게 된다. 전기산업기사, 건축산업기사, 기계정비산업기사 등은 기능사보다 더 높은 난도지만, 실무 경험이 있다면 충분히 도전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시공 계획, 일정 관리, 자재 수급, 후배 기술자 교육 등 관리 업무가 병행된다. 급여도 월 300만 원 이상으로 올라가며, 상여금이나 프로젝트 성과금이 붙는 경우도 많다. 특히 현장 관리자나 반장급 역할은 조직 내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고, 경력 증명서에도 '관리 경험'이 명시된다.
이 단계에서는 단순 작업자에서 벗어나 '문제 해결자'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고장이 났을 때 누구보다 먼저 진단하고, 해결 방식을 제시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3. 고급 단계: 기술 엔지니어, 설계자, 관리자 전환
경력이 5~10년 차에 접어들면 기술직도 고도화된다. 이 시기부터는 '숙련공'이 아니라 '전문가'로 불린다. 전기기사, 소방설비기사, 용접기술사 등 상위 자격증을 취득하면 설계, 감리, 검사, 감독 등 보다 정적인 고급 업무로 전환 가능하다.
이전 단계가 '몸으로 배우는 일'이었다면, 이 단계는 '머리로 설계하고 조직을 움직이는 일'에 가깝다. 현장 관리자, 품질 책임자, 기술 교육 담당자 등 다양한 루트가 열리고, 대기업 협력사나 공공기관과 계약을 맺는 경우도 있다.
수입도 달라진다. 연봉 기준 4000만~6000만 원을 넘기고, 일부는 프리랜서로 독립해 더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기술경력 관리가 잘 돼 있다면, 고용노동부, 산업안전공단, 기술교육원 등의 강사나 컨설턴트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기술직은 '성장 직업'이다
기술직을 단순히 '기술자'로만 본다면 오해다. 기능사에서 시작해도 산업기사, 기사, 기술사 등 다양한 자격증이 뒷받침되며, 실무 경험이 경력으로 인정된다. 또한 관리, 설계, 교육, 컨설팅 등 다양한 경로로 커리어를 확장할 수 있다.
중요한 건 처음부터 끝까지 ‘손기술’만 있는 게 아니라, 성장 구조가 명확하다는 점이다. 지금 기술을 배우는 중이거나 기능사 자격증을 따는 중이라면, 그건 단순히 일하는 준비가 아니라, 커리어를 시작하는 단계다.
기술직은 더 이상 정체된 직업이 아니다. 경력과 역량에 따라 누구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다. 커리어 루트를 그리며 기술을 배운다면, 당신은 이미 전문가의 길에 들어선 것이다.